2008년, 그동안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집에서 쉬게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일할 때보다 더 허리가 아팠다. 때마침 새로 생긴 척추.관절 전문병원에서 무슨‘첨단요법’으로 치료한다고 현수막까지 걸어놓고 선전하기에 하루 입원하여 시술을 받았다.
효과는 딱 3개월
3개월 뒤에 다시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카테터’를 이용한 전부터 있던 방법이었다. 환자도 무식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요통관련 책을 구해 공부를 시작했다.
허리가 너무 아파 전에 착용하던 허리보호대를 꺼내 다시 착용해보았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허리를 지지대해주는 무엇이 있으면 허리가 훨씬 편할 것 같았다. 시중 의료용품점을 뒤졌지만 그런 제품은 없었다. 없으면 내가 만들어보자는 못 된 호기심이 또 발동했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뛰어다니고, 자문을 구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드디어 1년여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막상 착용해보니 기존의 제품에서 약간의 진전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실망이었다.
그러다 문득, 척추를 직접 지지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척추는 건드리면 안 되는 금기사항으로 알았다.) 우선 척추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받쳐줄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찾아보니 실리콘이 제격이었다. 경도를 조절할 수 있고, 탄성이 좋아 척추를 강하게 받쳐주면서 자극을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과연 실리콘을 부착하여 착용해보니 허리가 그렇게 편하고 시원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실험을 부탁했다. 실험해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허리가 편하고 살 것 같다고 하였다. 어떤 사람은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수술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좋아했다. 성공이었다.
한 가지를 개발하니 연이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곱 개의 지지대가 척추와 허리를 직접 받쳐주는 척추지압식 허리보호대에 이어, 일상생활을 하며 허리를 보호하는 허리보호벨트, 허리가 너무 안 좋아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셀프허리 등등..
어떤 것은 너무 혁신적이어서 선택에 망서리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일단 한번 착용해본 분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았다.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하고 식약청에 질의하였더니, 척추지압식 허리보호대가 의료기기에 해당된다고 하여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 허가를 받았다.
사람들은 말렸다. 남들은 은퇴하고도 남을 68세의 나이에 무슨 창업이냐고. 그러나 내가 안하면 이 아이디어는 영원히 사장될 것이고 또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 또한 좋은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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